ThreeNa House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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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 산147-6번지에 ThreeNa House가 세워진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허드슨 강 너머 맨해튼을 바라보고 있는 저 아이들이 Hana, Gina, 그리고 Nina다.
그러니까 저 아이들의 이름을 따라서 ThreeNa House로 이름이 지어졌다.
2019년 겨울 세상에 우한페렴이라는 단어가 생기기 몇 달 전에 Air Traffic Simulation & Optimization 이라는 연구를 내 커리어에서 완전히 접었다.
그러게 꼭 좋아서 했던 일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그 길에 들어섰고,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늘 남의 외투를 걸치고 있는 느낌!
There is no glorious retirement. But you can quit in your prime time! 수년간 같이 연구를 했던 Harry Swenson이 했던 말이다.
어느 날 그는 몸소 그의 신념을 실천했고, 나도 그냥 그의 말을 따라서 나름 나의 Prime time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피는 물 보다 진하다!
하나는 뮤지컬을 좋아했다. 우리 가족은 대략적으로 음치다. 우산을 돌리는 역활로 몇년을 뮤지컬 무대에서 보냈다.
I am a penny in musical. But people say I am good in painting. Do you think I can study visual art? 아빠 몰래 다니던 발성 과외를 그만 두던 날 하나가 한 말이다.
아무에게도 맒하지 않았던, 말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나와 니나에게 이야기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할아버지가 화가였었다는 데...
큰 딸 하나가 미대로 진학하고, 막내 니나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NASA에서 연구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건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런 저런 건축관련 수업도 들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바로 건축학과에 진학을 했다... 그해 봄엔가 COVID-19이라고 했다. 그 분야에 일하는 지인이 적어도 2/3년은 걸릴거란다.
해질녘에 길을 걷다고, 이 2/3년에 집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바닷가 언덕 위 하얀 집'을 지어야겠다는 막연한 로망을 좀 구체적인 계획으로 변경했다.
사람은 운이 좋아야 한다.
운칠기삼이라고 했다. 누가 운도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운이 좋았다!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땅 주인이 귀뜸해 준다; 많은 사람들이 계약을 했던 땅이지만, 여지껏 주인을 찾지 못한 땅이란다.
땅을 팔아야 하는 주인이 왜 이런 말을 할까?
아래 위, 여기 저기를 살펴보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집을 지울 수 있을 만한 자리가 넉넉하지 않고, 경사도 심하다. 그 아래는 바로 절벽이네.
진입로는 적게 잡아도 경사가 25도는 될 것 같다. 건축허가가 날 것 같지 않다. 이런 저런 분쟁도 많은 동네란다.
토목/건축을 잘 아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확률이 없단다.
우리는 늘 '나에게 가능한 일'과 '내가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방황한다.
'가능한 일'에 베팅하는 경우의 최대수익률은 50%, 최소수익률도 50%다; 세상엔 내가 좋아하고 가능한 일은 많지 않다.
'좋아하는 일'에 베팅하는 경우의 최대수익률은 100%, 최소수익률도 50%다.
나라면 가능한 일을 선택하겠어. 좋아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보장이 없잖아.
선택에서 고민하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늘 했던 조언이다.
나는 최대수익률 100%에 베팅을 했다.
이렇게 지을까? 저렇게 지을까?
2020년을 학업에 전념했다. 행복했다. 내가 NASA에서 일했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전율이었다.
2021년 연초에 COVID-19 백신이라는 것이 나왔다.
루머가 돌고 세상이 흉흉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거라는 사람이 많았다.
나이로나 직업군으로나 나의 접종 가능성은 없었다.
2021년 1월 15일에 공식적인 백신접종이 시작되었다.
새벽부터 병원 앞에서 기다렸다; 잔여 백신이 생길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2021년 1월 15일에 모데나 백신 1차 접종을 할 수 있었다.
2021년 2월 11일에 모데나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2021년 2월 12일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 큰 Boeing 747기에 거의 나 혼자였다.
쓰고 있는 마스크가 많이 갑갑했다.
샌프란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내내 잤다; 지금 생각해보면 심한 코로나 백신 후유증이었다.
언덕 위에서 멀리 바다가 보이고,
바람에 노란 은행 잎이 한들거리는 그런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면, 저 바다가 보이는 땅만 있어도 벅차지 않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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