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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cceptable Fate, Genie, & Ph.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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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hreeNa
댓글 0건 조회 78회 작성일 23-12-0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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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일 아침 6시 28분, 대한민국 경상남도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이네. I be here at this moment.

집에서 가져온 내 노트북의 시계는 아직도 11월 30일 오후 1시 30분을 지키고 있다. 둘째 Gina가 있는 Rabat, Morocco는 여기보다 8시간 뒤인 오후 10시 32분이네.

큰 아이 Hana가 있는 New York는 14시간 뒤인 오후 4시 34분이네. 시간이란 참 오묘하다. 

10년 전 어느 때에는 어디에 있었을까? 20년 전에는? 내일은? 그럼, 10년 후에는?

30년 전에 내가 이 시간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인지했었나? 운명이라는 것에 의해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 있는 것일 뿐인가? 그렇다면, 여기서 인간의 의지란 어떤 역활을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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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 있는 모라코라는 나라는 아직도 우리의 70/80년대를 흐르고 있다. 금쪽 같은 내 딸은 저기서 4/50년 전의 삶을 살고 있다.

버스를 타고 읍내 시장을 가서, 빠듯한 돈으로 흥정을 해서 닭을 산다. 신선하게 잘 처리된 하림 닭이 아닌, 다리만 묽여있는 살아있는 닭을 산다.

어떻게 망태기에라도 넣어주지..., 살려달라고 바등대는 저 닭을 들고 버스를 타고, 하숙집으로 돌아와서, 저 닭을 요리해서 하숙집 식구들을 위해서 추수감사절 저녁을 준비하는 것이 이번 주 과제라네.

17살 여자가 직접 저렇게 잡아서 요리한 닭을 입에나 넣을 수 있을려나? '아빠, 그래도 요리는 맛났고, 여기서는 아주 귀한 음식이야. 나 잘 했지!'

할 말이 없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다른 시간에 살게 하는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면서 고3인 지나는 저기서 저러고 있다.

...

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가?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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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에서 나고 자라다가 저렇게 과거로 갔으니, 그렇지 안아도 생각이 많은 지나가 잠이 안 왔던 모양이다.

무엇이 궁금했는지 카톡을 날리네. 벌써 새벽 4시가 넘었던 터라, 눈은 떴지만 그냥 침대에 누워있었다.

고모들이 대학을 졸업했는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대학이라? 우리 가족들 중에 어느 누구도 일반적인 과정으로 대학이라는 곳을 간 식구는 없다.


초졸, 이런 단어가 있기는 하나?

둘째 누님의 학력에 맞는 단어는 찾을 수가 없네.

초졸, 야간 중졸, 검정고시 고졸, 대학은 어디를 다녔다고 했는데...

그리고 나, There is a genie around me.

여동생은 초졸 정도로 알고 있다. 거의 30년에 가까운 시간을 정신요양소에서 보내고 있다. 이 트리나 하우스가 지어져야만 했던 이유지만, 여동생에겐 이 집이 아직까진 허락되지 않았다.

막내는 공고졸, 기능대, 그리고 지금은 차량정비를 담당하는 군무원이다.


내 가족들의 학력이다.  이젠 부끄럽지 않다. 그렇다고 자랑스러울 것도 없다. 그냥 그렇다. 나의 가족들로서는 다들 너무 자랑스럽다.

길거리에서 노점상을 하시던 어머니가 부끄럽던 시간이 있었는데, 이젠 부끄럽지 않다. 그렇다고,자랑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냥 그랬다. 지금은 부끄럽지 않을 뿐!


가족들은 이번에는 어머니를 만나지 말고, 출국을 하란다. 아들이 미국이랑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 어머니가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고, 어쩜 어차피 아들을 못 알아볼지도 모른다고 일러준다.

사업 상 출장이라는 핑계를 대고, 4개월 만에 귀국했다. 내일 왕고모의 아들이 대구에서 늦깍기 결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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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이동면 용소리 산147-6번지의 아침은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을 나에게 허락해 준 것에 감사한다. 자격에 없는 나에게 이런 것을 허락한 것에 감사한다.

...

신의 존재와 인간의 정해진 운명 속에서 인간의 의지란 무엇인가?

신은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기만을 바라는 것일까? 신이란 그저 듣고 질문할 뿐, 답은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인가?

7번 문제의 정담은 4번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 정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니! 4번을 정답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에겐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2번이 정답이어야만 했다.  

내 답지에는 무엇을 적어야 했었고, 무엇을 적었는가? 

가끔씩 신도 실수로 2번을 정답으로 채점을 하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다. 

나중에 그 신들이 증거를 들이대면 무척이나 난감하겠구나!




























지난 주에는 8일간 페인트를 칠한 보수로 $2000 달러를 받았다. 

'형님, 적어서 죄송합니다' 내가 지난 몇년 동안 이리저리 진로를 조언하고, 최근에 내가 설립한 회사의 RMO(Responsible Managing Officer)로 일하는 팀장이 한 말이다.

4년 만에 생긴 첫 수입이다.

나는 이 돈을 이번 주말에 쓸 것이다. 아니, 벌써 썼네.


나이가 드시니, 단 것을 좋아하시네. 왕고모를 위해선 하이추를 2봉지 샀다.

그렇게 술을 좋아했었는데, 이젠 술과 거피 중에서 커피를 선택하시네.

아직도 술을 즐기시는 자형은 57.5도짜리 Knob 한병을 준비했다.

남 동생은 편한 Izod 신발을 부탁했었는데, 구할 수 없어서 내가 막 신기 시작한 것을 씼어서 챙겨넣었다.

요양시설에 있는 여동생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먹고 싶을 때 사 먹게 용돈이나 충분히 넣어주어야겠다.


남의 외투를 입고 있는 느낌!


나는 이제 모든 것을 털어내고, 전문 건설업자가 되었다.

공사장에서 노가다나 하지 말라고, 시장 바닥에서 노점으로 날 공고에 보냈는데, 끝내 나는 그리로 돌아갔다. 이게 신이 나에게 허락한 운명이였는 모양이다.

아직은 페인트를 칠하고 있지만, 나의 눈은 더 높은 곳을 보고 있다. 사장이지만, 지금은 팀장 아래에서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이젠 가족들과 같은 외투를 입고 있어서 가족을 사이에서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가족의 일원이니까.


2주 뒤 주말엔 5명의 친구들이 용소리로 온다.

도로공사의 부장, 모 국책 연구원 부원장, 대졸학력 사원만 5000명이 넘는 회사의 부사장. 박사 학위를 가진 기술사, 대한민국 모 광역시의 국장

석사학위 소유자 두명에 박사학위 소유자 네명이네. 그 자리에선 남의 것 같이 느꼈던 외투를 꺼내 입어야겠다.


오늘 어머니가 나를 알아보지 않아도 슬프지 않다. 작년에 이 집에 모셨으니까.

'동생은 동생의 세계에서 행복할거라 믿으세요' 24년 전에 동생의 정신과 담당의사가 나에게 해 주었어던 조언이다.

꾹-꾹- 눌러두었던 순간들이 스프링처럼 튀어오르면, 어찌하려나?

...

감정이 없는 거랑 감정을 통제할 수 밖에 없는 거랑은 다르다. 사람이 어찌 감정이 없을 수 없겠는가? 흐느껴 울 여건이 되지 않았을 뿐...

배수문이 없는 댐에 꾹-꾹- 쌓아두었던, 그 무수한 순간의 감정들이 더 이상의 통제를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나올 시간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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